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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아이디를 입력하세요’
코끝이 시릴 무렵, 나에게 군고구마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다. 검색 끝에 해외직구 쇼핑족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사이트를 알아냈다. 가입을 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 아이디 작성란을 만났다. 기존에 쓰던 아이디를 치고 아이디 중복확인을 눌렀다. 누군가 이미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아이디에 숫자 1을 붙여 보았다. 이 역시 중복이라고 한다. 커서가 몇 번 깜박인 후, 영문키로 설정된 상태에서 나의 이름을 쳤다. 드디어 사용 가능한 아이디라고 한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인터넷 세상이 활성화 됨에 따라 같이 활성화 되는 게 있다면 나의 창의력이다. 새로운 아이디를 만드는 창의력 말이다. 처음에 이메일 아이디를 만들던 때는 단순하게 만들었다. 나의 이름과 생일의 조합이 바로 그것이다. 창의력은 1도 없는 직관적인 아이디였다. 아이디만 보아도 이름과 생일을 동시에 알려줄 수 있다. 오늘처럼 개인정보에 민감한 시기에 보자면 이보다도 둔감할 수 없었다.
이메일을 불러줄 일이 많은 기자들 같은 경우에도 짧고 쉬운 직관적인 아이디를 선호한다고 한다. 가장 흔한 방식은 이니셜이다. 이름 석자 앞의 스펠링을 조합하거나 영문 이름을 짧게 표기하는 식이다. 자신만의 개성과 의미를 담아 아이디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KBS1 박대기 기자가 대표적이다. 2010년 폭설 현장을 중계하던 그는 온 몸에 쌓인 눈과 이메일 아이디 ‘waiting(대기)’으로 화제가 됐었다. 그밖에도 KBS의 최선중 기자(best-ing), 안양봉 기자(beebee), 김난영 뉴시스 기자(imzero) 등 이름을 재밌게 표현한 기자들도 많다.
2019년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은 영어 이름+좋아하는 숫자(21.1%)를 선호하는 반면, 싱가포르인은 성명 (38.9%)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한국인은 여러 조합의 다양한 이메일 아이디를 선호하는 반면 싱가포르인은 간결하게 이름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메일 비지니스를 대하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이메일 주소를 자세히 살펴보자. 'id@domain.name' 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id'는 일반적으로 계정 주인의 이름을 나타내고, 'domain.name' 은 소속을 나타낸다. 물론 Gmail(지메일)이나 네이버 메일처럼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domain.name' 이 소속을 드러내 주지는 않는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Gmail 이나 네이버 메일 같은 개인용 이메일과, 직장에서 발급받은 업무용 이메일, 이렇게 두 종류의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을 것이다. 본인이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프리랜서 등이라면 나의 개인용 이메일 주소를,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발급받은 업무용 이메일 주소를 떠올려 보자. 아래의 어느 조건에 해당하는가?
** BEFORE & AFTER! 이메일 아이디 만들 때 주의사항! **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는 본격적인 언택트 사회에 돌입하면서 이메일이 보다 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판단된다. 이때 나의 이메일을 누군가에게 알리는 순간부터가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이메일 주소가 나의 첫인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일 포털 개인 이메일을 업무용으로 사용한다면 브랜드 가치의 하락, 재무 및 회사 신뢰도 하락의 메세지를 줄 수도 있을 만큼 이메일 주소는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컨택트 시대의 종이 명함이 있었다면 언택트엔 이메일 주소가 그 자리를 대신하지 않을까 감히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