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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친구들과 편지를 자주 주고받았어요. 편지는 쓰는 재미도 있지만, 받아 보는 재미도 있거든요. 어떤 이야기가 들었을까 궁금해하며 열어볼 때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설렘이 있잖아요. 이젠 굳이 편지를 쓰지 않아도 쉽게 안부를 물을 수 있고 서로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편지만이 담아내는 감정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편지가 그리운 분들이라면 <J의 편지>를 추천하고 싶어요. 에디터의 취향과 애정이 듬뿍 담긴 뉴스레터랍니다. 편지에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담겨 오는지, 지금부터 찬찬히 소개해드릴게요!
<J의 편지>는 수요일 퇴근길에 찾아가는 취향 큐레이션 뉴스레터예요.
안녕하세요, J의 편지를 발행하고 있는 제이입니다. 스페셜 레터를 담당하고 있는 지연님과 함께 하고 있어요. 매주 수요일마다 음악, 영화, 아티클, 웹툰 등 취향이 듬뿍 담긴 콘텐츠를 전달해 드리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소개하는 지연님의 스페셜 레터를 발송하고 있어요.
일주일 중 제일 지치는 날, 한 명쯤 있을 법한 친구가 건네는 소소한 편지라고 생각해 주세요!
편안한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컸어요
J의 편지를 시작한 2019년은 뉴스레터라는 매체가 떠오르던 시기였어요. 기존에 ‘뉴스레터’ 하면 광고나 서비스 안내처럼 형식적인 내용들이 먼저 떠올랐거든요. 그런데 뉴닉이나 어피티 같은 사례를 보니까 콘텐츠 뉴스레터라는 게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당시 맡고 있던 업무가 숫자와 관련된 거였는데, 본업에서 콘텐츠를 다룰 수 없다면 사이드 프로젝트라도 해야겠단 마음이었죠. 편안하게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었고, 이에 맞는 친근한 네이밍을 찾다가 ‘편지’라는 컨셉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좋아하는 것’들을 담은 편지랍니다
취향 큐레이션이잖아요! J의 편지에 소개하는 모든 콘텐츠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되고, 분야에 상관없이 인상 깊은 콘텐츠가 있으면 뉴스레터에 소개해야겠단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약간 덕질 노트 같기도 하네요.
“동네 사람들! 이거 진짜 재미있어요! 꼭 봐주세요!” 하는 느낌으로요. 실제로 원고를 작성할 때면 ‘약간의 흥미만 갖고 있는’ 친구에게 좋아하는 아이돌을 영업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가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쉽지 않을 때도 있어요
제이: 현재 IT 스타트업의 마케터로 일 하고 있거든요.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건 다 맡아서 하다 보니, 본업으로 바쁠 때면 콘텐츠를 접할 시간이 부족할 때가 종종 있어요. 소재 고갈의 위기가 올 때 가장 큰 어려움을 느껴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휴재 선언을 할 만큼의 위기는 오지 않았지만요.
지연: 저는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에요. 학교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도비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공부하고 논문 보는 것 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게 힘들더라고요. 거기다 어렵게 읽은 책이 소개할 만큼 만족스럽지 않으면.. 정말 막막하답니다. 그만큼 좋은 책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다양한 콘텐츠를 두루두루 접하려고 해요
‘제이의 취향 엿보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취향 외의 것에도 늘 열려 있거든요.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는 언제 어디서 발견할지 모르니까요.
먼저,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는 구독 중인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OTT 서비스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공식 SNS를 참고하기도 하고, 나를 위한 추천도 자주 들여다봐요. 가끔 추천작들이 너무 하나의 장르에만 치중되는 것 같으면 공식 SNS에서 소개하는 작품을 살펴보는 편이에요.
음악도 마찬가지로 이용 중인 서비스에서 많이 발견해요. 저는 애플 뮤직과 유튜브 뮤직 이렇게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듣고 있는 음악과 비슷한 곡을 추천해 주는 스테이션 기능을 애용해요. 각 서비스가 보여주는 리스트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그 차이를 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보는 것만큼 읽는 것도 좋아해요
완전 초기의 J의 편지에선 책 추천도 혼자 맡아서 했어요. 그런데 매주 읽고 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책 추천 대신 아쉬운 마음에 시작한 게 아티클 코너예요. 처음에는 제가 속해있는 마케팅, 스타트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전하다가 일하는 방법, 마음가짐, 삶에 대한 태도 등등 다루는 범위가 넓어졌어요. 요즘은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생겨 인터뷰를 많이 소개하는 것 같아요. 이젠 지연님 덕분에 책 이야기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고요!
고등학생 때의 인연이 지금의 J의 편지까지 이어지고 있답니다
지연님과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에요. 오랜만에 만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지연님이 흥미를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때를 놓치지 않고 제안했는데 흔쾌히 받아 주었어요.
지연님 덕분에 다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10번째 편지부터 합류해서 도서 파트를 담당하다가 지연님이 대학원에 진학한 후로는 지금처럼 한 달에 한 번, 스페셜 레터를 발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스페셜 레터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지연: 저는 책 편식이 없어서 장르 불문하고 여러 가지를 다 읽는 편인데, 에세이는 거의 안 읽어요. 그래서 J의 편지에도 에세이 장르가 등장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장르의 구애 없이 다양한 책들을 소개해왔어요.
개인적으로 ‘소개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삶을 사는 데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있는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올바른 가치관을 제공하는가’에 대한 거예요.
아무리 재미있어도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태도가 포함되어 있는 책은 탈락이에요. 생각보다 작가의 잣대로 사회를 편향되게 서술하는 책이 많거든요. 그런 내용은 저뿐만 아니라 구독자 분들에게도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려고 노력해요.
J의 편지 덕분에 편지가 주는 힘이 크다는 걸 느껴요
제이: 원래는 인사말을 쓸 때 구독자분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었어요. 실제로 만난 사이가 아니기도 하고, 너무 깊은 이야기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한 번은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슬럼프가 와서, 힘든 마음들을 인사말에 구구절절 털어놓았어요. 그때 너무나도 따뜻한 답장을 받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게 67번째 편지였는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중략) 애매한 내향성에서 오는 고민이 담긴 글 그리고 콘텐츠 덕분에 J의 편지가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봐요. 항상 감사해요, 최근 싱어게인에서 이승윤씨의 소우주 곡의 가사가 좋아서 마음에 맴돌았는데 70억 개의 각자의 우주 중에서 J만의 우주가 좋아서 이 글과 콘텐츠를 사랑하는 한 독자의 새해 편지였다고 생각해주세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애매한이 아니라 특별한 내향성으로 계속 글 써주세요 :)"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한 분 한 분 만나서 전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분들께 위로를 받다니. J의 편지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겠지요.
지연: 저에겐 20번째 편지가 특별한 의미예요. 처음으로 시집을 소개했었는데, 그 시로부터 위안을 얻었다는 구독자님의 답장이 아직까지도 생각나요. 제가 필진으로 J의 편지에 함께하게 된 이유기도 하거든요. 좋은 글을 전하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구나 싶어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은 공감하고, 가끔은 위로받는 그런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이: 앞선 소개에서 ‘일주일 중 제일 지치는 날, 한 명쯤 있을 법한 친구가 건네는 소소한 편지’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딱 제가 원하는 모습이에요. 가끔은 공감하고 가끔은 위로받으며, 가볍게 볼 수 있는 그런 편지요!
더불어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덕분에 저도 많은 기회를 얻고, 위로를 받곤 하거든요. 초심 잃지 않고 즐겁게, 꾸준히 써 내려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지연: 먼저 제이님의 말에 적극 동의해요! 거창한 것보다는,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스페셜 레터를 통해 ‘이 책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가끔은 이렇게 내 취향 가득한 뉴스레터를 좋아하실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늘 좋은 반응으로 답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많이 나누고, 함께 기뻐하고 싶어요.
혹시 편지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열어봐도 좋을 거예요. 누군가의 취향으로 꽉 채운 편지를 받아보는 거,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