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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존재를 주제로 겨울과 붕어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이번에도 역시 함께 하기에 그 매력이 더욱 배가 되는 것들에 대해 소개를 해보려고 해요. 바로 ‘영화/드라마와 음악과의 만남’ 입니다. 영화와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영상 이미지에 멜로디와 가사로 구성된 음악이 더해졌을 때 감성이 풍성해지기 마련인데요. 최근 개봉해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디즈니·픽사의 ‘소울’부터 넷플릭스 인기 영화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까지. 지금부터 영화/드라마와 음악의 환상적인 콜라보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애니메이션 - 소울 (Soul)
It's All Right /Jon Batiste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고 제73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해외 공개 직후부터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디즈니·픽사의 신작 ‘소울’(SOUL)입니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인데요. 지난 연말 국내 개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잠정 연기 끝에 지난 20일,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기대와 기다림 끝에 만난 영화라 그럴까요? 새해 첫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특히 ‘소울’ 자막판에는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 존 바티스트의 OST가 담겼는데요. 존 바티스트는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뮤지션으로 스티비 원더, 프린스, 에드 시런 등 세대를 불문한 최고의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그는 OST뿐만 아니라 ‘소울’에서 현대적이면서도 낭만을 간직한 뉴욕의 거리를 채운 재즈 음악의 작곡과 편곡도 맡았다고요.
그가 부른 ‘It’s All Right’은 본래는 Curtis Mayfield & The Impressions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잔잔한 리듬, 소울 가득한 그의 보이스로 듣는 이들의 귀를 호강시켜주며 마치 미국 뉴욕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재즈 특유의 스윙감이 극을 흐르면서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드라마 - 사랑의 불시착
마음을 드려요/ 아이유
지난해 2월, 시청률 21.7%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린 <사랑의 불시착="">은 남한의 재벌 상속녀와 북한 장교의 사랑을 그린 tvN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배급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방글라데시·일본·대만·베트남·홍콩 등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서 TOP10 차트에 진입했다고요. 특히 일본에선 ‘2020년 일본 넷플릭스 인기 작품 연간 순위’에서 1위에 올랐고, 자국 내 출판사 ‘자유국민사’가 지난해 발표한 ‘2020 신조어·유행어’ TOP10에 ‘사랑의 불시착’이 포함되는가 하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해당 드라마를 패러디한 장면이 등장해 한류 열풍을 이끌었습니다.</사랑의>
"당신에게 드릴 게 없어서/ 나의 마음을 드려요/ 그대에게 받은 게 많아서/ 표현을 다 할 수가 없어요."
종영 하루 전, 이 작품의 대미를 장식해줄 마지막 OST로 아이유의 '마음을 드려요'가 공개되었어요. 아이유는 ‘프로듀사’를 통해 맺은 박지은 작가와의 인연으로 OST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혜승과 박진호가 작사·작곡한 '마음을 드려요'는 첫 소절부터 담백하고 소박한 노랫말이 특징입니다. 극중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 분)가 대사를 하듯 이 가사를 주고받아도 충분히 어울릴 것 같은, 두 주인공의 애틋한 소원과 고백이 고스란히 담긴 노랫말. 진심이 담긴 노랫말을 진심을 담아 불렀을 때 그 시너지가 얼마나 큰지 이 곡이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개봉 영화 - 화양연화
Quizas, Quizas, Quizas/ Nat King Cole
왕가위 감독이 연출하고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한 영화 <화양연화>는 1962년 홍콩의 상하이 이주민 아파트에서 서로를 맞닥뜨린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작품입니다. 2000년 개봉작인 이 영화는 2016년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위에 오를 만큼 명성이 자자한데요. 4K 화질의 영상과 음향을 보강한 리마스터링을 거쳐 20년 만에 다시 극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더욱이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오르며 시선을 모았는데요. 재개봉 영화가 지금과 같은 팬데믹 시대에 10만 명에 이르는 많은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는 일이란 좀처럼 드문 일입니다.</화양연화>
영화 <화양연화>의 OST로 유명한 냇 킹 콜의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 쿠바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 제목을 직역하면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인데요. 나를 사랑하냐는 물음에 당신은 늘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라고 말하는 가사처럼 확신 없는 불안한 사랑, 그래서 더 간절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화양연화>의 핵심 정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순간, 그때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화양연화)’이 아닐까요?</화양연화></키사스,></화양연화>
넷플릭스 드라마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
Moral of the Story/ Ashe
전 세계 190여개국의 로코 마니아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명실상부 넷플릭스 최고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손꼽히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드디어 세 번째 시리즈가 오는 2월 12일 공개된다는 소식에 팬들의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짝사랑했던 남자들에게 몰래 적었던 러브레터가 자신도 모르게 발송되면서 벌어지는 라라 진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고 설렘 가득하게 그려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요.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국으로 가족여행을 오게 된 이야기를 그려 볼거리를 더했다고 해요.
“변호사가 나에게 물어봤죠. 어디서 이런 남자를 만난 거냐고/ 그래서 대답했어요/ 어렸을 때는 어릴 땐 엉뚱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고/ 실수할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 실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음악은 두 번째 시리즈에 삽입되었던 곡 Ashe의 Moral of the Story가 유명한데요. 이 곡은 2019년 4월에 발매된 앨범으로 발매 당시보다 지금이 훨씬 더 반응이 뜨겁습니다. 극 중 Moral of the Story의 가사를 그대로 내용 자막으로 쓰면서 스토리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시청자로 하여금 효과적인 감정몰입이 되었다는 평입니다. 거의 이 영화를 위해서 노래를 만든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사와 내용이 딱 맞아떨어지는 점이 인상적이죠. 이 곡은 실제로 애쉬가 이혼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거라고 하는데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자전적인 가사가 관객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