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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덕후라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뉴스레터 <빵슐랭가이드>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말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빵 덕후가 아니어도 빵슐랭가이드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홀린 듯이 빵을 찾게 될 거라는 거예요. 생생한 후기가 담긴 빵(집) 추천부터 별미와도 같은 여러 나라 빵 이야기까지. 누구나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뉴스레터 <빵슐랭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빵슐랭가이드>를 만들고 있는 현영입니다
빵슐랭가이드는 ‘빵 덕후 현직 기자의 빵집 큐레이팅’이 담긴 빵 추천 뉴스레터예요. 매주 수요일 아침 따끈따끈한 빵 소식을 전달하고 있어요. 정해진 주제에 맞는 빵집을 추천하면서, 특정 국가의 빵 이야기와 건강 빵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것들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농담에서 시작된 사이드 프로젝트랍니다
저는 IT 전문매체 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빵슐랭가이드의 슬로건에 ‘빵 덕후 현직 기자’가 포함되다 보니 실제로도 제빵이나 유통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업으로 취재하는 건 전혀 다른 분야랍니다.
다만 빵은 정말 오래전부터 좋아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지인들에게 빵집을 추천할 기회가 많았는데, 자연스레 직장 동료나 선배들께도 추천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저에게 예전 직장의 한 선배가 스타트업 관련 뉴스레터를 시작하면서 ‘너는 빵 뉴스레터 해 봐’라고 하셨어요.
농담처럼 하신 말씀이었지만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죠. 빵집을 여기저기 많이 찾아다니다 보니 제가 아는 정보를 콘텐츠화하고 싶단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시작된 빵슐랭가이드를 벌써 2년 가까이 하고 있네요. 빵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덕분입니다.
뉴스레터의 단점이 곧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뉴스레터가 유튜브나 브런치 같은 플랫폼에 비해 대규모 구독자를 모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에요. 유튜브는 버튼 하나로 해당 채널을 구독할 수 있지만, 빵슐랭가이드를 구독하려면 포털에 검색해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야 하고, 메일 주소 같은 정보를 써넣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실제로 유튜브에는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들이 여럿 있지만 뉴스레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에 가장 유명한 뉴스레터도 구독자 수가 30만 명 대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저는 그게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서 언급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구독자가 되는 분들은 정말 그 콘텐츠를 ‘원해서’ 선택한 것일 테니까요. 쉽게 말해서 ‘충성 구독자’의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빵슐랭가이드는 타 뉴스레터에 비해 오픈율이 높은 편이거든요. 일반적으로 10% 내외라면 빵슐랭가이드는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2년 가까이 해오고 있지만, 본업과의 균형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빵슐랭가이드로 들어오는 비즈니스 메일 답장이 밀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콘텐츠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기자라는 직업의 특징 덕분인 것 같아요.
기자는 사무실보다 취재처로 바로 출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저는 취재 분야 특성상 다양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야 해서 미팅 장소가 매일 다른 편이에요. 그래서 평소 체크해 두었던 빵집이 미팅 장소 근처인지 확인하고, 취재 미팅이 끝나면 방문하곤 한답니다.
또, 내일 쓸 기사와 콘텐츠 주제를 생각하는 방식이 거의 같아요. 기사 내용처럼 빵슐랭가이드의 주제도 늘 고민하는 편이죠. 주제 선정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뭐 쓰지’ 하다가 떠올리곤 해요. 보통 다음 주에 발송할 레터의 주제를 미리 생각해두고, 비는 시간에 주제와 맞는 빵집을 방문하거나 택배로 받을 수 있는 것들은 주문을 해둡니다. 그리고 주말과 월요일에 걸쳐 빵을 맛보고 화요일에 콘텐츠를 작성하는 식이죠.
믿고 보는 뉴스레터가 되고 싶어요
빵슐랭가이드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광고 없는 콘텐츠’를 지향하는 거예요. 뉴스레터 특성상 광고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광고가 포함되는 순간 ‘빵집 추천’이라는 성격 자체가 무의미해지거든요. 2년 동안 광고는 딱 한 번 진행했는데, 구독자분들께 각각 빵 한 박스씩 보내주는 조건으로 진행한 거였어요. 앞으로도 구독자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경우에만 고려해 볼 것 같습니다.
정확한 정보인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추천하고자 하는 메뉴가 단종되지는 않았는지, 요일마다 메뉴가 달라지지는 않는지 매번 확인하고 콘텐츠를 작성합니다. 빵슐랭가이드를 보고 빵집에 방문하는 분들이 헛걸음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뉴스레터로 자리 잡고 싶어요. 입맛은 다 다르지만 빵슐랭가이드에서 추천한 빵집이나 빵은 ‘꽤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빵은 건강에 나쁘다는 오해를 없애는 게 목표 중 하나예요
제가 본격적으로 ‘빵 덕후’가 된 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이어트라는 걸 시작하면서 였거든요. 2016년 당시 꽤 많은 무게를 감량했는데, 다이어트를 하면 탄수화물이 땡기는 건지 입맛이 변하면서 빵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이후 빵 동아리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빵 덕후’ 대부분이 빵 입문 계기를 다이어트로 꼽으시더라고요.
예전에 비해 요즘은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빵집이 정말 많아요. 빵은 무조건 살이 찐다거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은 오해라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빵집을 추천해 주는 콘텐츠에 비해 글루텐프리 빵이나 다이어트용 프로틴 빵을 모아서 추천해주는 콘텐츠는 거의 없거든요. 때문에 빵이 건강에 좋지 않고 살이 찐다는 오해가 존재하기도 하고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글루텐프리 빵부터 시작해서 버터나 달걀이 들어가지 않는 비건 빵까지 정말 다양한데, 이렇게 건강 빵에 대한 정보를 레터마다 포함하는 것도 빵슐랭가이드의 핵심 포인트랍니다.
빵집마다 맛있는 메뉴가 다르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떡볶이 맛집에 가면 떡볶이가 맛있고 감자탕 맛집에 가면 감자탕이 맛있지만, 빵은 맛집마다 맛있는 빵의 종류가 달라요. 빵집마다 시그니처 메뉴가 있고, 그 메뉴를 탐방할 수 있는 게 빵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소 가장 좋아하는 빵집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빵 별로 다르다고 답하는데요. 정말 모든 메뉴가 맛있는 인생 빵집 혹은 디저트 전문점 TOP 3를 고르자면 보통 ‘어글리베이커리’, ‘우스블랑’, ‘키에리’를 꼽는 것 같아요.
물론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실망한 적도 있죠.
은근히 많은 것 같아요. 저도 빵집을 알아볼 때면 인스타그램을 많이 참고하는 편인데, 광고형 콘텐츠가 많아서 그런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 중에 ‘여수언니 정혜영’님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음식을 먹을 때면 ‘경험해 본 걸로 만족’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저도 딱 그런 것 같아요. 경험해 본 걸로 만족하고 빵슐랭가이드에는 쓰지 않습니다.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빵을 소개하고자 빵슐랭가이드를 더 열심히 만들게 되기도 하고요.
제빵 업계의 미슐랭 가이드가 되고 싶어요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식당들이 ‘미슐랭 선정’이라는 로고를 활용해 홍보하는 것처럼, 빵슐랭가이드에 나온 빵집들도 ‘빵슐랭 선정’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보다는 골목에 위치한 개인 빵집 위주로 추천을 하는 편인데, 그런 곳들이 널이 알려지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려면 빵슐랭가이드가 더 유명해지고 성장해야겠죠?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저는 구독자분들과 랜선으로라도 정말 친해지고 싶거든요. 가끔 뉴스레터에 제 이야기도 넣곤 하는데, 그런 내용들이 부담스럽기보단 친근하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유익하고 따끈따끈한 빵 소식 전해드릴게요. 빵슐랭가이드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빵!